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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공조 되찾기 나선 한라그룹 자금여력은?

닥터 후 2012. 8. 13.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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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그룹이 옛 계열사였던 한라공조를 되찾겠다고 선언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한라그룹의 자금력에 쏠리고 있다

한라그룹의 자금사정은 넉넉한 편이 아니다. 주력 계열사인 한라건설은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1조원 규모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입금 상환을 연장하기 급급한 상황이다. 올초 계열사들이 공동으로 700억원 규모의 한전산업개발을 인수할 당시 한라건설이 지원한 금액은 100억원 정도에 불과했다.

우량 계열사인 만도 역시 당장 투입할 자금이 풍족하지 못하긴 마찬가지다. 올 3월말 현재 만도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639억원으로 1분기 동안 50억원 가량이 줄었다. 무엇보다 시가총액이 3조원인 만도가 규모가 엇비슷한 한라공조(시가총액 2조5000억원)를 인수하기 위해선 막대한 차입이 불가피하단 분석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대규모 설비투자(CAPEX)에 따른 차입금 증가로 만도는 자금여력이 없다"며 "부채비율이 높진 않지만 대규모 차입을 일으켜가면서까지 한라공조를 무리하게 인수하려 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사정을 고려해 한라그룹도 재무적투자자(FI)들을 참여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연금 등 FI들이 참여하는 공동 펀드를 구성해 비스티온이 보유한 지분을 모두 인수하는 방식이다. 2008년 옛 계열사인 만도를 되찾을 때도 한라그룹은 국민연금, 산업은행, KCC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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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란 든든한 우군도 확보했다. 한라그룹이 한라공조를 인수하고, 현대차그룹이 이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범 현대가 내부의 교통정리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라공조는 매출의 75% 가량을 현대·기아차에 의존하고 있다.

다만 한라그룹이 옛 계열사 되찾기를 선언했다 하더라도 실행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한라공조를 인수할 실탄을 확보하는 데도 시간이 걸리지만 무엇보다 비스티온의 대주주인 헤지펀드들이 투자금 회수를 위해 한라공조를 인수합병(M&A) 시장에 내놓을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임은영 동부증권 수석 연구위원은 "설비투자비가 크게 줄어드는 내년부터 만도의 현금흐름이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라며 "당장 인수를 추진하기보다 국민연금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한라공조를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데 의의가 있다"고 분석했다.






추가 기사 내용 발췌 


 

한라공조가 해외 법인을 지배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한 클라이미트글로벌유한회사를 흡수합병한다. 한라공조가 해외법인을 직접 소유하게 되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경영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라공조는 클라이미트글로벌을 1대 0의 비율로 흡수합병한다고 10일 공시했다. 한라공조는 클라이미트글로벌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신주 발행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합병한다.

클라이미트글로벌은 한라공조의 해외법인 10개사를 보유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다. 작년말 기준 자기자본은 3461억원으로, 지난해 순이익 267억원을 거뒀다.

한라공조는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 클라이미트글로벌을 합병키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한라공조는 클라이미트글로벌을 통해 해외법인 지분을 간접적으로 100% 보유하고 있는데 합병을 통해 해외법인을 완전 자회사로 두는 것이 세제에 있어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라공조 관계자는 "재작년 말 세법이 개정되면서 해외법인을 자회사가 아니라 손자회사로 두면 세제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경영상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합병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라공조 지분을 적절하게 처리할 '묘수'가 있습니다". 전광우 국민연금 이사장은 지난 달 초 미국 비스티온의 한라공조 공개매수가 시작된 직후 사석에서 이미 해법을 찾아낸 듯 이 같은 발언을 했다. 한라공조 상장폐지 열쇠를 쥔 국민연금이 공개매수에 응하든, 응하지 않든 잡음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국민연금은 한라공조 운명을 결정지을 협상테이블에 한라공조의 모태인 한라그룹을 끌어들였다. 한라그룹이 한라공조를 인수할 수 있는 길을 터주면서 국부유출 우려를 잠재우는 동시에 인수합병(M&A)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해 중장기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기게 됐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국민연금 한라공조 공동인수 모색..'자산신탁의무 위배' 오명 벗어
 
국민연금은 한라그룹 계열사인 만도와 '글로벌 투자 파트너십 부속 양해각서'를 7일 체결했다. 이로써 국민연금은 보유하고 있는 한라공조 주식 7.82%(지난달 18일 기준)를 만도에게 매수 요청할 수 있게 됐고 만도는 우선 매수권을 보유하게 됐다.

국민연금의 공식적인 설명은 비스티온과 만도를 경쟁시켜 더 높은 가격에 한라공조 지분을 팔기 위해 이번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는 것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한라공조 지분을 처분할 수단을 하나 더 만들어 놓은 셈"이라면서 "비스티온이 2차 공개매수를 진행할 경우엔 만도측과도 협상해 둘 중 높은 가격을 선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라그룹이 한라공조 상장폐지를 막을 수 있는 일종의 '알박기' 지분을 확보하게 된 이상 비스티온이 2차 공개매수를 추진할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따라서 이번 양해각서는 국민연금이 한라그룹에 단순히 한라공조 지분을 넘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한라공조를 공동으로 인수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되고 있다. 지난해 1월 국민연금이 만도와 글로벌 투자 파트너십을 체결했을 때부터 한라공조 또는 한라공조의 최대주주인 비스티온을 공동 인수하는 것을 검토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라그룹은 한라공조 인수를 위해 만도를 비롯한 한라그룹이 40%, 국민연금이 40%, 나머지 투자자가 20%의 자금을 출연하는 매칭펀드(공동자금출자)를 계획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달 말 한라공조 공개매수 불참으로 1000억원이 넘는 매매차익을 포기, 자산신탁 의무를 버렸다는 비판을 받아왔지만 오히려 한라공조에 대한 투자 규모를 확대해 중장기 수익률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꾀하고 있었던 것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라공조는 배당여력과 성장성 등 중장기 투자매력이 충분하다"면서 "국민연금이 공개매수 차익보다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투자기업 가치 제고·주주실익 모두 챙긴 선택
 
국민연금이 한라그룹과 손 잡은 것은 국민연금이 주요 주주로 있는 국내 자동차업체와 부품업체들의 기업가치를 최대한 고려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국민연금은 한라공조의 2대주주일 뿐 아니라 한라공조 인수의지를 드러낸 만도의 2대주주이기도 하다. 국민연금은 만도 지분을 8.6%를 보유하고 있다. 또 한라공조의 최대 납품처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지분을 각각 6.75%, 6.95%씩 보유해 역시 2대주주로 있다.
 
국민연금이 전체 투자수익률을 고려한다면 한라공조 뿐 아니라 만도와 현대기아차의 기업가치를 함께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비스티온이 한라공조 100% 지분을 보유했을 경우 현대기아차가 한라공조에 대한 부품의존도를 점차 줄여 한라공조의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많았다.

만도가 한라공조를 되찾게 된다면 자동차 부품 사업간 시너지 효과와 현대기아차와의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돼 '최적의 조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라공조를 국내기업으로 남게 함으로써 국부 유출 우려도 잠재울 수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의 현대오일뱅크, 현대종합상사 인수와 현대차의 현대건설 인수 등 옛 계열사를 되찾으려는 범 현대그룹의 움직임이 이어져왔다"면서 "현대차쪽에서 한라그룹의 한라공조 인수를 적극 지지하고 있으며 국민연금을 움직이는 데도 힘을 보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라그룹의 자금사정이 넉넉치 않아 한라공조 인수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 해외 투자자들의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점 등은 국민연금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