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프로젝트/기업이야기

스토리가 있는 주얼리

닥터 후 2012. 1. 10. 17:38

티파니·스와로브스키 제치고 작년 국내 백화점 매출 1위
실존했던 이탈리아 공주 찾아 브랜드 이미지 만들어
김연아·소녀시대 모델로 기용, 주얼리·핸드백으로 영역 확장





국내 백화점 주얼리(보석장신구) 분야에서 매출 1위(면세점 매출 제외)를 올리고 있는 브랜드는 무엇일까. 국내 주얼리 브랜드 제이에스티나가 주인공이다. 티파니·스와로브스키 같은 유명 해외 브랜드를 제치고, 지난해 매출 1위(526억원)를 기록한 것. 제이에스티나는 김연아 선수가 올림픽경기 등에서 착용한 티아라(작은 왕관 모양) 귀걸이 등으로 유명하다. 매장개수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해외 브랜드들이 꽉 잡고 있는 백화점 패션 매장에서는 '큰 반란'인 셈이다.

지난 연말에는 세계 패션 1번지인 뉴욕 한복판 플라자호텔에도 매장을 열고 해외 진출에도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다. 김기석 사장(51)은 "뉴욕을 시작으로 파리·런던·싱가포르 등으로도 매장을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주얼리 시장은 해외 브랜드들이 휩쓸어왔다. 국내 브랜드가 인기를 끈 비결은 무엇인가.

"포인트는 '스토리(이야기)'와 '차별화'다. 2003년 '제이에스티나' 브랜드를 시작하기에 앞서 이탈리아만 30번 가까이 여행했다. 실존했던 이탈리아 공주(조반나 에스티나) 이야기를 찾기 위해 서점에서 고서적을 참 많이도 뒤졌다. '조반나 공주가 요즘 살고 있다면 어떤 귀걸이, 목걸이를 하고 있을까?' 고민한 결과 지금의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었다. 이 스토리와 '티아라'라는 강력한 브랜드 심볼(상징) 때문에 고객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

―제이에스티나는 로만손의 주얼리 브랜드다. 시계회사에서 주얼리 브랜드를 시작한 이유는.

"로만손 시계를 수십 개국에 수출하고 이름도 많이 알렸지만, 휴대전화가 보급되면서 시계시장이 위축됐다. 시계 비즈니스의 한계를 많이 느꼈다. 시계와 연관성이 있고, 시계의 정밀 가공기술, 도금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를 찾다 주얼리 시장에 주목했다."

―롤 모델로 삼은 회사가 있었나.

"당시 국내 주얼리 시장은 값비싼 예물시장과 값싼 액세서리 시장으로 양분돼 있었다. 우리는 여성들의 액세서리에 대한 욕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소재는 값비싼 금·은을 쓰면서 디자인은 패셔너블한 주얼리를 만들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무명(無名)업체이다 보니 시작이 쉽지 않았겠다.

"백화점에 입점을 해야 하는데 우리 콘셉트를 이해하지 못했다. 기존에 없던 완전히 다른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백화점 유통망을 뚫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것은 쉬웠다. TV드라마에 김희선씨가 처음으로 티아라 귀걸이를 하고 나왔는데, 속된 말로 대박이 터졌다. 사람들의 문의가 이어지니, 백화점에도 매장을 내주더라."
제이에스티나는 2008년부터 김연아 선수와 파트너십을 맺고, 지난해 9월 새로 시작한 핸드백 라인에는 가수 '소녀시대'를 기용하는 등 국내 시장에서 스타마케팅을 효과적으로 구사하는 회사로 유명하다.

―최근 가방 등 다른 영역으로 사업군을 넓히고 있다.

"제이에스티나는 브랜드를 시작할 때부터 '프린세스(공주)' 콘셉트를 중심으로 토털 패션 브랜드로 확장이 가능하도록 기획했다. 시계에서 비슷한 주얼리를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이고, 핸드백·향수·화장품·선글라스·구두 등으로 차근차근 영역을 넓혀 2015년에는 매출 3000억원을 올리는 세계적인 토털 브랜드로 성장시킬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