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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통장 전성시대 갔다

닥터 후 2012. 2. 13. 16:57

# 미분양 속출로 가입자 한달새 10만명 급감 #





40대 직장인 이 모씨는 10년 넘게 보유했던 청약부금 통장을 최근 해지했다. 청약부금은 중소형 민영주택에 청약할 수 있다. 하지만 보금자리주택이나 위례신도시 등 인기 지역에서 분양되는 중소형은 대부분 공공분양 아파트로 청약저축 가입자에게만 청약자격이 주어져 이씨 같은 청약부금 가입자는 설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김씨는 "민간 아파트도 중소형이 있기는 하지만 수도권에는 미분양 아파트가 많아 청약통장이 없어도 별다른 불편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재테크의 출발'로 여겨졌던 청약통장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 서울ㆍ수도권 분양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청약통장 가입자가 급감하고 있다.


12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청약통장 가입자는 1487만8239명으로 전달(1497만4608명)보다 9만6369명이나 급감했다.


이 같은 감소폭은 지난 2009년 5월 '만능통장'으로 불리는 주택청약종합저축이 도입된 이후 가장 큰 것이다.


민영주택에 청약할 수 있는 청약예금과 청약부금은 물론이고 공공주택에 청약할 수 있는 청약저축과 주택청약종합저축 등 모든 종류의 청약통장 가입자가 줄었다.


작년 연간으로는 가입자가 6만7300명 늘었지만, 2010년 가입자가 90만명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은 크게 둔해졌다.


청약통장 인기가 시들해진 것은 주택경기 침체 탓이 가장 크다. 서울ㆍ수도권에서 관심을 끌 만한 민영아파트 분양 자체가 별로 없고, 청약통장 없이도 살 수 있는 미분양 아파트가 늘어났다. 무엇보다 '집으로 돈 버는 시대는 끝났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과거처럼 '분양 아파트 당첨=로또'라는 공식도 사라졌다.


보금자리주택과 생애최초주택청약 등 새로운 제도가 속속 도입되고, 분양시장이 중소형 위주로 재편되면서 청약부금과 청약예금 가입자들의 청약 기회가 줄어든 것도 매력을 반감시켰다. 하지만 청약통장을 무조건 해지하는 것보다 평형 변경 등 '리모델링'이 현명할 수도 있다.


저금리로 가입금액 200만~1500만원짜리 청약통장을 깨봤자 다른 곳에 투자하기가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사이클을 심하게 타는 부동산시장 특성상 장기 가입한 청약통장은 언제 또다시 요긴하게 쓰일지 모른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부동산연구실장은 "활용도가 낮아진 청약부금이나 유주택자가 가진 청약저축 등은 청약예금으로 전환하는 것이 좋다"며 "청약예금도 예치금을 조정해 평형대를 바꿀 수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리모델링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