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타이틀

 

즐거운 샤핑 http://www.shapping.co.kr

 

 

 

 

이랜드와 한라, 태영, 한국타이어, 교보생명 등 9개 대기업이 정부 공인 '재벌' 명단에 새로 포함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1년 말 자산을 기준으로 이랜드 등 9개 집단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재벌)으로 신규 지정하고 SK에 인수된 하이닉스는 제외했다"고 12일 발표했다. 정부는 매년 총자산 5조원 이상의 기업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이에 따라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은 기존 55곳에서 63곳으로 늘었다. 이중 삼성 등 43곳은 총수가 있는 재벌이고, 포스코 등 8곳은 총수가 없는 재벌이다. 또 한전 등 나머지 12곳은 공기업이다.

◇재벌 평균 계열사 수 29개

새로 재벌이 된 기업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기업 중 하나는 이랜드(자산 5조2000억원)이다. 이랜드는 코치넬리, 만다리나덕 등 해외 명품 브랜드와 사이판 팜스리조트, PIC리조트 등 해외 레저시설을 잇달아 인수했다. 또 서울 강서구 등촌동 옛 그랜드백화점 주차장 자리에 NC백화점 강서점을 여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계속해 총자산이 1년 새 3000억원 이상 불어났고, 패션 전문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재벌 반열(자산 순위 61위)에 올랐다.

한라그룹은 자동차 부품업체 만도가 자동차업종 호황 덕에 매출과 자산이 크게 불었고,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부터 바뀐 회계기준이 새로 적용되면서 그룹 총자산이 늘었다.

교보생명(자본금총액 5조7000억원)은 미래에셋, 한국투자금융에 이어 금융 기업으로는 세 번째로 재벌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공정위 관계자는 "주력 업종이 은행일 경우 상호출자제한 집단 지정에서 제외하고 있어 금융회사 중에선 3개사만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공기업 가운데는 수자원공사, 인천도시공사, 부산항만공사, 농협이 새로 지정됐다. 농협은 자산 규모(8조6720억원)로는 예전부터 지정 조건을 충족했지만 법인 성격이 협동조합이라서 제외돼 오다가 올해 지주회사로 바뀌면서 명단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63개 재벌의 평균적인 자화상은 어떤 모습일까. 계열사가 평균 29개이고 자산은 31조원, 순자산 대비 부채비율은 112%, 연매출 23조원, 연순익 9900억원이다.(2011년 말 기준)

◇재벌 간 양극화 현상 심화

대기업집단 사이에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63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가운데 공기업과 올해 새로 지정된 17곳을 제외한 46개 민간 재벌의 2010년과 2011년 자산 현황을 비교해보면 삼성, 현대차, SK, LG 등 상위 4대 기업집단의 자산 총액이 1년간 561.1조원에서 647.7조원으로 15.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나머지 42개 기업집단의 자산은 8.7% 증가에 그쳤다.

SK와 LG는 자산 규모가 각각 136.5조원(증가율 37.2%)과 100.8조원(증가율 10.8%)에 달해 처음으로 '자산 100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SK가 자산 규모 16조원의 하이닉스를 인수한 효과가 반영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4대 재벌의 덩치가 상대적으로 많이 커졌다"고 말했다.

나머지 재벌 중엔 덩치가 쪼그라든 경우도 있다. 금호아시아나를 비롯해 대우건설, KCC, 한진중공업, 하이트진로, 한국투자금융, 대한전선, 유진은 1년 전에 비해 자산 총액이 줄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자산이 감소한 기업 대부분이 재벌 순위 가운데 하위권에 속해 있다"며 "경제 위기를 계기로 재벌 사이에서도 양극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재벌의 양극화 현상은 재무구조에서도 발견된다. 삼성 등 4대 재벌의 부채비율은 77.9%에서 76.2%로 1.7%포인트 줄어든 반면 규모가 작은 총수 없는 재벌의 부채비율은 101%에서 104%로 악화됐다.

◇공기업 부채문제 심각

이번 조사에서 공기업 부채의 심각성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한전 등 공기업 집단의 부채비율은 1년 전 154.4%에서 158.8%로 악화됐다. 공기업을 제외한 민간 집단의 부채비율이 2010년과 2011년 98.8%를 그대로 유지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자산 총액이 5조원 이상인 기업집단 중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다. 지정되면 계열사들이 서로의 주식을 소유하는 행위, 즉 상호 출자가 금지된다. 예를 들어 삼성그룹 소속의 삼성생명이 삼성전자의 지분을 갖는 것은 가능하지만, 동시에 삼성전자가 삼성생명의 지분을 가질 수 없다. 재벌 오너가 적은 지분으로 계열사 전체를 지배하는 것을 막자는 취지다.